아로니아를 심은지 3년째인 올해, 농사가 말그대로 폭망입니다. 수확량 0. 기껏 50그루에 풀 깎아주는 것 말고는 보살펴주는 것도 없어서 농사라고 하기도 부끄럽지만, 작년에는 제법 수확이 돼서 아는 분들께도 한두 병씩 드리고 했었습니다. 특히 자녀분 시력을 위해 아로니아를 폴란드에서 주문해서 드신다는 분께 선물로 드렸었는데, 맛과 크기가 훨씬 좋다고 하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올해는 사시겠다고 하셨는데 그만 이렇게 망해버렸습니다. 올해 이렇게 폭망한 이유는, 꽃에 필 무렵인 4월에 눈폭풍이 오는 바람에 꽃이 제대로 피지 못했고, 덩달아 벌들도 별로 오지를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올해는 예쁜 아로니아 꽃을 보지 못했으니까요. 거의 야생으로 비료주는 것도 없이 키우니까 좋게 말하면 100% 유기농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대로 하려면 비닐 하우스를 짓고, 비료도 주고 해야 수확이 많을 것 같은데, 그렇게까지 할 여력은 없습니다.^^ 올해는 그래도 음식쓰레기를 모아서 만든 컴포스트를 주기도 했는데 날씨가 받쳐주지를 않으니 도리가 없었습니다. 많이 실망됩니다. 내년에는 좋은 날씨가 오기를 바라면서 아내와 짬을 내어 주변 정리만 좀 해주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무득 손에 차가운 감촉을 느낀다. 깜빡 졸았었다. 그 사이에 손을 싸샤가 와서 슬쩍 핥았나 보다. 이 녀석은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런 행동을 한다. 싸샤가 그럴 때마다 야단을 치는데, 예기치 않게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그 차갑고 축축한 느낌이 썩 좋지는 않기 때문이다. 싸샤를 귀엽지만 그 축축하게 차가운 느낌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싸샤에게 집게 손가락 하나를 흔들어 보이며 경고를 준다. 귀여운 허스키 싸샤는 귀를 뒤로 바짝 눕히고 혀를 조금 내민 채 갈색눈을 반짝이며 나를 쳐다본다. 웃고 있는 것 같다. 귀여운 모습이지만 그럴 때 절대 싸샤의 눈을 피하지 않으려고 한다. 같이 웃어주지도 않으며 싸샤가 내 눈을 피할 때까지 심각하게 노려본다. 내가 자신의 주인임을 기회가 될 때마다 알려주려는 것이다. 허스키들은 무리를 짓는 개인데, 그 무리의 대장 말만 복종한다고 읽었다. 싸샤가 코로 문쪽을 가르킨다. 밖에 나가고 싶다는 신호다. 정신도 차릴 겸, 운동도 할 겸, 책상 위에 있는 자료를 대충 정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쌰사를 데리고 나가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문 옆 옷걸이에 걸어놓은 파카를 입고, 부츠를 신는다. 그 다음 싸샤 목 칼라에 목줄을 건 다음, 장갑을 낀다. 썰매 끌듯이 나를 끌 때 손을 다치지 않기 위해서다. 겨울에 즐겨입는 이 녹색 파카는 참 오래된 다운 파카다. 1990년에 시카고에서 산 초록색 에디 바우어 (Eddie Bauer) 다운파카다. 지금은 소매도 닳고 지퍼 손잡이도 떨어지고 벨크로도 하늘하늘해졌지만, 한 겨울에는 이것 이상가는 것이 없다. 시카고에서 아내가 아들 조나단을 출산하기 전에 큰 맘 먹고 사준 것이다. 2월의 시카고의 칼바람 속에서 갓난아기를 품에 품고 다니기에 넉넉한 사이즈로 큰 것으로 샀었다. 그리고 갓 태어난 조나단을 그 파카를 입고 내 품에 품고 다녔었다. 낡았어도 애착이 가는 파카다. 캐나다의 추운 겨울에 이만한 파카는 없기 때문이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싸샤가 달려나간다. 나도 넘...
우리집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프라이데이 하버 (Friday Harbour)를 갔습니다. 리조트로 개발한 곳인데 바다가 보고 싶다는 아내의 말에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찾게 됐습니다. 물론 바다는 아닙니다. 온타리오주에 바다가 어디 있나요. 호수입니다. 짠 바다 냄새는 전혀 안 나죠. 심코 (Simcoe)라는 호수입니다. 큰 호수이긴 하지만 5대호 만큼 크지는 않아요. 그러니 5대호는 얼마나 크겠습니까? 가보니까 잘 왔다는 생각이 확 들었습니다. 선착장에는 보트와 요트들이 정박돼 있고 그 주위를 따라서 걸을 수 있도록 길을 잘 깔아 놓았더군요. 딱 바다 냄새만 나면 영락없는 바다입니다. 그리고 리조트다 보니까 콘도들을 분양하더라고요. 이런 곳에 콘도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수영장인데 콘도 소유자들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물놀이를 좋아하거나 보트가 있는 분들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 합니다. 꼭 보트가 없더라도 현장에서 제트스키도 빌려주고, 보트도 빌려줍니다. 그리고 저기 멀리 보이는 건물들은 상가들이에요. 각종 샵들과 레스토랑들이 있습니다. 물론 별다방도 있습니다. ㅎㅎㅎ 이런 샵도 있고, 조그만 벼룩시장 같은 것도 있고요. 오랜만에 드라이브를 나서서 짧지만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캐나다에 20년 넘게 살면서 아직도 안 가본 곳이 너무나 많아요. 동부의 노바 스코시아 (Nova Scotia)도 아직 못 가봤습니다. 진정한 바다를 보려면 그곳을 가야죠. 앞으로 기대해 주세요.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