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이 사냥인 게시물 표시

[글1] 사냥꾼을 만나다.

이미지
무득 손에 차가운 감촉을 느낀다. 깜빡 졸았었다. 그 사이에 손을 싸샤가 와서 슬쩍 핥았나 보다. 이 녀석은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런 행동을 한다. 싸샤가 그럴 때마다 야단을 치는데, 예기치 않게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그 차갑고 축축한 느낌이 썩 좋지는 않기 때문이다. 싸샤를 귀엽지만 그 축축하게 차가운 느낌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싸샤에게 집게 손가락 하나를 흔들어 보이며 경고를 준다. 귀여운 허스키 싸샤는 귀를 뒤로 바짝 눕히고 혀를 조금 내민 채 갈색눈을 반짝이며 나를 쳐다본다. 웃고 있는 것 같다. 귀여운 모습이지만 그럴 때 절대 싸샤의 눈을 피하지 않으려고 한다. 같이 웃어주지도 않으며 싸샤가 내 눈을 피할 때까지 심각하게 노려본다. 내가 자신의 주인임을 기회가 될 때마다 알려주려는 것이다. 허스키들은 무리를 짓는 개인데, 그 무리의 대장 말만 복종한다고 읽었다. 싸샤가 코로 문쪽을 가르킨다. 밖에 나가고 싶다는 신호다. 정신도 차릴 겸, 운동도 할 겸, 책상 위에 있는 자료를 대충 정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쌰사를 데리고 나가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문 옆 옷걸이에 걸어놓은 파카를 입고, 부츠를 신는다. 그 다음 싸샤 목 칼라에 목줄을 건 다음, 장갑을 낀다. 썰매 끌듯이 나를 끌 때 손을 다치지 않기 위해서다. 겨울에 즐겨입는 이 녹색 파카는 참 오래된 다운 파카다. 1990년에 시카고에서 산 초록색 에디 바우어 (Eddie Bauer) 다운파카다. 지금은 소매도 닳고 지퍼 손잡이도 떨어지고 벨크로도 하늘하늘해졌지만, 한 겨울에는 이것 이상가는 것이 없다. 시카고에서 아내가 아들 조나단을 출산하기 전에 큰 맘 먹고 사준 것이다. 2월의 시카고의 칼바람 속에서 갓난아기를 품에 품고 다니기에 넉넉한 사이즈로 큰 것으로 샀었다. 그리고 갓 태어난 조나단을 그 파카를 입고 내 품에 품고 다녔었다. 낡았어도 애착이 가는 파카다. 캐나다의 추운 겨울에 이만한 파카는 없기 때문이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싸샤가 달려나간다. 나도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