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니아를 심은지 3년째인 올해, 농사가 말그대로 폭망입니다. 수확량 0. 기껏 50그루에 풀 깎아주는 것 말고는 보살펴주는 것도 없어서 농사라고 하기도 부끄럽지만, 작년에는 제법 수확이 돼서 아는 분들께도 한두 병씩 드리고 했었습니다. 특히 자녀분 시력을 위해 아로니아를 폴란드에서 주문해서 드신다는 분께 선물로 드렸었는데, 맛과 크기가 훨씬 좋다고 하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올해는 사시겠다고 하셨는데 그만 이렇게 망해버렸습니다. 올해 이렇게 폭망한 이유는, 꽃에 필 무렵인 4월에 눈폭풍이 오는 바람에 꽃이 제대로 피지 못했고, 덩달아 벌들도 별로 오지를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올해는 예쁜 아로니아 꽃을 보지 못했으니까요. 거의 야생으로 비료주는 것도 없이 키우니까 좋게 말하면 100% 유기농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대로 하려면 비닐 하우스를 짓고, 비료도 주고 해야 수확이 많을 것 같은데, 그렇게까지 할 여력은 없습니다.^^ 올해는 그래도 음식쓰레기를 모아서 만든 컴포스트를 주기도 했는데 날씨가 받쳐주지를 않으니 도리가 없었습니다. 많이 실망됩니다. 내년에는 좋은 날씨가 오기를 바라면서 아내와 짬을 내어 주변 정리만 좀 해주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비가 예보되어 있는 주일 오후, 2020년 들어 처음으로 풀깎이에 나섰다. 나의 장비는 2012년에 이사와서 새것으로 구입한 토로(Toro)에서 만든 빨간색 기계다. 마치 탱크처럼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로턴 (Zero Turn)이라고 불리는 기계다. 이놈은 가와사끼에서 만든 23마력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힘이 좋고 빠르다. 깎는 폭은 50인치. 3개의 날을 쓴다. 올해는 풀이 너무 길기 전에 자주 깎아줘야겠다. 풀이 너무 길면 깨끗하게 깎이지도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전체 풀을 깎는데 걸리는 시간은 3시간여 정도다. 3번의 급유가 필요하다. 이놈이 아닌 다른 기계로 깎으면 최소한 1.5배는 더 걸릴 거다. 약간 경사진 곳도 있지만, 힘이 좋아서 부릉부릉 잘 다닌다. 풀을 다 깎고나면 새들이 날아든다. 먹이를 찾기 쉽기 때문일 거다. 깎은 풀은 그대로 두면 자연적으로 비료 역할을 한다. 어느 분이, 잔디에 물을 어떻게 주나요? 라고 묻는데, 물을 주지는 않는다. 골프장처럼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는 이상 물을 주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너무 잘 자라서 문제다. 어제 비가 왔으니 잔디가 성큼 올라오겠지. 다음 주에 또 깍아야 할 것 같다.
써니와 싸샤 모두 떠난 우리집은 점점 동물의 왕국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연못에는 물고기도 살지만 수달도 삽니다. 예전에는 잘 보이지 않다가 싸샤마저 떠나고 나니까 이제는 유유히 연못을 헤엄쳐 다니며 즐깁니다. 거의 같은 시각 오후 4시쯤이면 수영을 즐깁니다. 거위 가족이 옆에 있어도 신경도 안 씁니다. 아마 자기 먹이가 아니라는 걸 알겠죠? 물 속에는 맛있는 물고기들이 가득하니까 이 연못은 이놈에게는 자기만의 낙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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