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3] 제퍼 숲으로...
아무래도 사냥꾼들이 마음에 걸린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었다. 이번에는 그냥 이렇게 지나갔지만, 언제 또 다시 올지 모른다. 더 문제는, 그들이 우리 모르게 들어와서 사냥을 한다고 해도, 5만 평이 넘는 이 땅에서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더구나, 공중 사진으로 땅의 경계를 알기는 하지만, 실제 육안으로 확인한 것은 2번에 불과했다. 사진상으로는 2개의 트레일이 숲으로 나있는 것이 보이지만 잘 정리되어 있는 트레일이 아니었다. 숲에 들어갈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숲으로 걸어가려는 나를 아내가 말린다. "여보, 총 소리가 나는데 가지 말고 그냥 있어. 그러다 다치면 어떻게 해?" 나는 잠시 멈춘다. 아내 말이 맞기도 하지만, 여기서 내 땅을 지키지 못한다면 이 땅을 소유하고 살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설마 사람한테 총을 쏘겠어? 가서 얘기는 해줘야지. 여기는 개인 사유지라고." 아내는 그래도 걱정을 한다. "그럼 싸샤를 같이 데려가."
여름에는 관목들과 풀들이 너무 무성해서 깊이 들어가기가 힘들기 때문에, 날이 선선해지고 땅이 마르는 가을과 땅이 얼어붙는 겨울에 들어가곤 했었다. 들어가서는 폭풍에 넘어진 나무를 베서 치우면서 트레일을 정리했다. 숲속에서 그건 나무들을 자를 때에는 도끼를 사용한다. 기름을 사용하는 강력한 체인쏘(Chainsaw)도 있지만, 숲속에 휴대하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시끄럽고 배기 가스 냄새가 거슬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체인쏘는 특별히 큰 나무를 정리할 때만 쓴다. 도끼는 가볍고 용도가 다양해서 도끼질이 힘은 들지만 운동으로 생각하고 쓰면 그만이다. 내가 쓰는 도끼는 이스트윙 (Estwing)이라는 회사의 26인치짜리 도끼다. 이 도끼는 머리부터 도끼 자루까지 하나의 쇠덩어리를 두드려 만들었기 때문에 도끼 자루가 빠지거나 부러질 염려도 없고 무게도 가벼워서 휴대하기도 아주 편하다. 도끼를 처음 쓸 때는 한 곳을 조준해서 제대로 찍는 것이 어려웠다. 빗나갈 경우 자칫하면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도끼질은 전신을 이용하는 좋은 운동이다. 그야말로 하체로부터 상체에 이르기까지 사용하지 않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제법 두꺼운 나무를 자르는데까지 도끼질에 익숙해졌다.
부츠를 신고 작업용 가죽 장갑을 끼고 브리즈웨이로 가서 장작더미에 놓여있는 도끼를 집어들었다. 그동안 트레일에 쓰러져 있을 수도 있는 나무도 치울 겸, 만약의 경우에 호신용으로 사용할 생각이다. 누군가는 총을 사라고 충고도 했었다. 전 집주인은 총이 있었다. 총을 숨겨두는 비밀장소도 나에게 알려줬다. 하지만 이 조용한 시골에 총이 필요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외딴 곳이기는 하지만 안전에는 아무 염려가 없고 야생동물들때문에 위험을 느낀 적이 아직 없었기 때문이었다. 동물에 관한 한 싸쌰가 있어서 안심이 된다.
도끼를 허리에 차고 브리즈웨이를 통해 집 뒤로 향했다. 캠프파이어 자리를 지나서 연못 건너편 쪽으로 걸어간다. 그때 "빵! 빵!" 총소리가 난다. 한 발이 아닌 여러 발이다. 어디에서 나는지 분간할 수는 없다. 주위가 숲 아니면 개활지라서 소리가 울리기 때문에 그렇다. 의외로 가까울 수도 있고, 멀 수도 있다. 전장에서 스나이퍼, 즉 저격수들이 저격에 선호하는 위치가 개활지라고 한다. 소리가 울려서 적이 저격수의 위치를 쉽게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끔 총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이렇게 많은 총소리는 처음이다. '총을 준비했어야 했나?' 일순 후회가 된다.
숲으로 걸어가려는 나를 아내가 말린다. "여보, 총 소리가 나는데 가지 말고 그냥 있어. 그러다 다치면 어떻게 해?" 나는 잠시 멈춘다. 아내 말이 맞기도 하지만, 여기서 내 땅을 지키지 못한다면 이 땅을 소유하고 살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설마 사람한테 총을 쏘겠어? 가서 얘기는 해줘야지. 여기는 개인 사유지라고." 아내는 그래도 걱정을 한다. "그럼 싸샤를 같이 데려가."
쌰샤는 엎드려서 나와 아내의 대화를 듣고 있다가 자기 이름이 불리자 벌떡 일어나 나에게 다가온다. "그래, 그게 좋겠어." 싸샤는 사냥개는 아니지만, 시베리안 허스키 특유의 사냥 본능을 가졌다. 늑대의 본성을 닮은 점도 한 몫을 하는 것인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싸샤에게 줄을 맨다. "싸샤, 가자." 싸샤는 신이 났다. 오랜만에 숲으로 가기 때문이다. 그곳은 싸샤에게는 흥미로운 것들이 너무 많고, 냄새맡을 것도 많은 새로운 세계다.
"빵! 빵! 빵!" 또 총소리가 들린다. "여보, 괜찮겠어? 그냥 있지." 아내가 외친다. "아니야, 금방 갔다가 올게. 걱정하지마.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할게." 이렇게 말했지만, 과연 저 숲에서 전화가 터질까하는 걱정이 엄습한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만약 내가 어두워지기 전까지 안 나오면 911에 전화해.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이 말은 하지 말 걸 그랬나보다. 아내는 더 걱정을 한다. "싸샤, 가자."
"빵! 빵! 빵!" 또 총소리가 들린다. "여보, 괜찮겠어? 그냥 있지." 아내가 외친다. "아니야, 금방 갔다가 올게. 걱정하지마.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할게." 이렇게 말했지만, 과연 저 숲에서 전화가 터질까하는 걱정이 엄습한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만약 내가 어두워지기 전까지 안 나오면 911에 전화해.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이 말은 하지 말 걸 그랬나보다. 아내는 더 걱정을 한다. "싸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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